요즘 블로그나 뉴스를 보면 실리콘투 수요예측, 프롬바이오 수요예측 등 어떠한 브랜드 이름 뒤에 '수요예측'이라는 말이 붙은 단어들이 많이 보입니다. 단어만 보면 실리콘투 또는 프롬바이오라는 브랜드의 고객층이 얼마나 되는지 예상해보는 것이 수요예측인 것 같은데요, 이 수요예측이라는 것이 주식에서는 어떤 뜻으로 쓰이는 걸까요?
적정한 주식 가격을 찾기 위한 수요예측
비상장 주식이 상장할 때 우리는 공모주청약이라는 것을 통해 해당 주식을 사게 되는데요, 주식의 공모 가격을 결정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수요예측입니다. 영어로는 북 빌딩(Book Building)이라고 하고,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방법입니다.
수요예측이란 비상장 주식을 상장시키기 위해서 준비하는 단계에서 주식의 적정 가격을 찾기 위해 해당 주식의 수요를 예측해 보는 것을 말합니다. 이 수요예측을 통해서, 발행회사가 기업가치와 사업성 같은 요소들을 고려하여 공모 희망가액을 내놓으면, 기관투자자가 그 회사의 투자설명서, 증권신고서 등을 참고하여 매입수량 및 가격을 제시하게 됩니다. 이러한 활동으로 협의 하에 주식의 공모 가격과 총액 인수가 결정되어 공모주 청약이 이루어지는 것이죠.
짧은 수요예측 기간으로 인해 치솟는 경쟁률
해외에서는 기관 투자자들에게 기업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하는데 이것을 '로드쇼'라고 합니다. 이렇게 로드쇼로 기업은 기관투자자들에게 회사의 가치와 성장성을 알리고 투자자들은 그 기업에 대한 정보를 얻어 투자를 할 것인지, 한다면 얼마나 살 것인지를 잘 파악한 후, 약 2주에서 한 달 동안 수요예측을 진행하게 됩니다. 다소 긴 기간 동안이지만 기관에게 배정된 물량이 다 소진되어야 수요예측이 끝나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관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수요예측이 무산되는 경우도 생기게 되죠.
긴 기간동안 수요예측을 하는 해외 사례와는 다르게 우리나라에서는 단 이틀 동안만 수요예측을 진행합니다. 짧은 시간에 빠르게 진행되어야 해서 해외처럼 협의를 통한 가격 결정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아예 기업이 희망 공모 가격을 내놓고 기관이 제한된 일정 가격 범위 내에서 가격을 제시하게 됩니다. 거의 회사에서 제시한 가격과 비슷하게 공모 가격이 결정될 확률이 높고, 짧은 시간에 주문을 해야 하다 보니 경쟁이 아주 치열해집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물밑 눈치싸움이 오고가며, 공모주를 많이 받으려고 기관들은 자체 자금보다 많이, 그리고 높은 공모가로 주문을 넣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수요예측을 통해서 공모가가 결정된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는데요, 해외는 2~4주 걸리는 것에 반해 한국은 단 2일이라고 하니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가 주식에도 적용된 것인가 싶네요. 경쟁률이 치열하다 보면 안 비싸도 될 가격이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오를 수 있고 반대로 눈치 싸움하다가 제대로 된 가격을 못 받는 경우도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린이 입장이기 때문에 공모주청약이라는 것이 부동산 청약과 거의 비슷해 보이는 것 같습니다. 😆 수요예측이 제대로 작동해서 웬만하면 거품 낀 가격보다는 적정하거나 약간은 저렴한 가격으로 공모를 받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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